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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식리뷰단] 제33회 춘천인형극제_관람자 박세련
작성자시스템관리자
등록일2021-09-23 13:21:47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동심의 세계를!”

 

만일 금수저를 나누는 기준이 돈이 아니라 인형극이라면 나는 타고난 황금 수저라고 말할 수 있다. 인형극단을 운영하시고 오랜 시간 공연과 연구를 해오신 부모님 밑에서 인형극과 아주 가깝고 밀접하게 자랐다. 춘천인형극제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 학교 친구들과 아마추어 부분 참가작으로 참가한 게 유년 시절 마지막 인형극에 대한 기억이다. 그리고 15~6년이 흐른 후, 30살을 앞둔 나는 제33회 춘천인형극제를 찾았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춘천인형극제는 텅 비었지만, 텅 비지 않은 인형극제를 열었다. 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극장 주변은 한산하고 조용했지만, 공연이 시작되기 10분 전이면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아 삼삼오오 모였다. 이 시국에 여러 사람이 시공간을 함께 점유하는 것은 눈치 볼 일이 되었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제33회 춘천인형극제는 공연예술이라는 장르가 가진 힘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으며 유의미하고 건설적인 고민을 건네고 있었다.

 

97~8일 이틀간 <퍼펫유랑극단>, <할머니의 이야기치마>, <아기꿈틀이 루미의 모험>, <계단의 아이>, <해피버스데이>, <꼬부랑 할머니가>, <공갈 못 이야기>, <바다로 간 아이들>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각기 다른 형식과 주제를 가진 공연들에서 인형들은 살아 숨 쉬었고, 유아부터 성인까지 그 인형들의 숨을 함께 나누었다. 마스크라는 장벽 앞에서 우리가 나눈 숨은 꿈, 희망, 추억, 동심이라는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추상 명사를 넘어 지금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무엇을 찾아 여전히 극장을 떠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시국에도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동심의 세계를열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한 여러 극단과 축제 측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내년 34회 춘천인형극제는 어떠한 장벽도 없는 축제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한다.

 

관람자: 박세련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