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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식리뷰단] <겨울:코코바우이글루>_ 관람자 조성윤
작성자시스템관리자
등록일2022-01-21 11:07:44
► 공식리뷰단: 조성윤
► 관람 작품: 도깨비 춤춘다(극단 마루한), 해를 낚은 할아버지(극단 로.기.나래), 핸드메이드 시어터(동그라미 공방)
► 관람 일시: 2021년 12월 29일~24일
► 관람 장소: 춘천인형극장 대극장 /춘천인형극장 로비

 

♦ 도깨비 춤춘다 _ 극단 마루한

공연을 마친 후에도 계속해서 들려오는 도깨비 노래. 공연을 본 아이들의 흥얼거림 소리이다.

공연 시작 전부터 배우분들이 관객석에서 함께하며 알려준 노래가 아이들의 뇌리에 깊게 자리했는지 극장 밖 곳곳에서 아이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노래를 들으며, 웃음을 보며 도깨비, 춤춘다라는 공연이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나 또한 한국 전통의 흥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

이는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한지와 같은 질감의 무대 세트, 직접 모습을 드러낸 전통악기, 배우가 표현하는 우리 것의 소리와 움직임, 이를 우리나라의 옛 도깨비라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니 전통의 색을 더욱 짙게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공연을 보고 난 뒤에, 그래서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는 물음이 맴돌았기 때문이다. 다소 많은 이야기 줄기들과 주제들이 오히려 핵심을 가렸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남아있는 물음을 보며 아이들에겐 도깨비, 춤춘다.’의 이야기가 잘 전달되었을지, 이해가 되었을지 궁금하다.

공연 중반부에 대사를 반복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의 메시지가 가장 명확히 다가왔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그래서 특별하고 똑같다는 것이 바로 그 이야기다.

 

♦ 해를 낚은 할아버지 _ 극단 로.기.나래

한순간에 바다로 만든 세트, 공연이 진행되며 등장하는 다양한 인형들. 그림자, 영상까지. 볼거리가 가득하여 나의 감각이 사로잡힌 공연이었다.

과연 배우가 몇 명일까?’를 생각하게 할 만큼 크기와 모양이 가지각색인 인형이 등 퇴장했다. 해를 낚은 할아버지라는 하나의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사람의 애정과 손길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파도의 결을 따라 인형들이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대 안이 어떤 세트이길래, 이렇게 움직일 수 있을까 궁금하면서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가 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상황과 어울리는 적절한 노래와 인형들의 연기가 극을 재밌게 이끌어 갔다. 아이들의 바로 옆에서 공연을 관람해서 그런지 아이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는데, 인형의 특색있는 연기와 해가 떨어지고 달이 떨어지는 상황들에 적극적인 반응을 하였다. 반면 나는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어려움을 겪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에 비해, 직접 해와 달을 찾는 장면이 비교적 짧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해와 달을 직접 찾게 되는 과정이 조금 더 어려웠으면 재미가 배가 되지 않았을까. 공연 시작부에 인물들을 소개할 때 노래를 사용했던 것처럼, 해와 달을 찾고 바다를 되돌리기 위한 장면에서 노래를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 핸드메이드 시어터 _동그라미 공방

잔잔한 행복이 넘쳤던 공연. 시끄럽지 않아서,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인형부터, 이야기, 무대까지 어떻게 그렇게 큰 몰입을 끌어낼 수 있을까 신기할 지경이다.

인형극과 연극을 공부하는 나로서는 핸드메이드 씨어터 공연이 큰 공부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위 공연은 어느 한 부분에서도 인위적이지 않았기에 이러한 감상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공연 속 에피소드들이 어떠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독립적으로 에피소드가 구성되어 있었고, 그마저 큰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그 에피소드를 억지로 연결하려 하지 않고 마치 누군가의 하루 중 몇 분, 한 시간을 담아낸 것 같이 자연스럽고 편안했기 때문이다.

리뷰를 작성하며 한가지 단어가 생각났다. 바로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바로 이 공연이지 않을까.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누군가의 소확행을 구경한 기분이면서 동시에 잔잔하게도 확실한 행복을 전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해주었다.